05 12월 파리 한달살기 숙소는 어땠을까? 마레지구 에어비앤비 가격, 후기
파리 한달살기를 계획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건 숙소였어요. 유럽 한달살기는 처음인데다가 파리는 숙소 가격이 비싸기로 유명하잖아요. 도대체 얼마가 들지, 예산을 얼마로 잡아야 적당할지 고민이 많더라고요.
결과적으로 제가 선택한 곳은 마레 지구의 에어비앤비 숙소, 한 달에 380만원이었어요. 동남아 4개월 총 숙박비 340만원 = 파리 1달 380만원. 숫자만 보면 비싸지만, 지내다 보니 오히려 ‘가성비 완전 괜찮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했던 숙소입니다.
오늘은 20년 만에 다시 찾은 파리에서 한 달 살았던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파리 한달살기 숙소, 어떻게 구했을까?
호텔 vs 에어비앤비
파리 한달살기 준비하면서 제일 큰 고민이 뭐였냐면요.
“숙소비 감당 가능할까?”였어요.
파리 전에 4개월 동안 태국·말레이시아 합쳐서 총 숙소비용이 340만원이었거든요. 파리가 그것보다 비쌀 거란 건 알았지만, ‘도대체 얼마나 비쌀까?’ 궁금하더라고요.
호텔은 정말 작은 방 하나에 1박 최소 20만원은 생각해야 해서 처음부터 옵션에 두지 않았어요.
에어비앤비라고 저렴하지는 않지만, 비슷한 가격에 방이 훨씬 넓고 주방도 있는 데다 주·월 단위로 숙박하면 할인폭이 큰 곳들이 있어서 한달살기 할 땐 보통 에어비앤비를 통해 구하는데, 파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20년 만에 가는 파리 & 집에서 일을 해야 하는 디지털 노마드인 것을 감안해서
최소한 집에서 시간 보내기 괜찮은 곳, 위치도 나쁘지 않은 곳을 고르다 보니 200만원대 숙소는.. 포기, 최소 300만원은 넘어야 하겠더라구요.
그렇게 고른 곳은 여기입니다.

한달 숙박요금 할인을 받으면 $5,477 → $2,620
- 하루 숙박 비용: $196.61
- 28일 정가: $5,477
- 장기 할인: -$3,505.32 (무려 64% 할인!)
- 수수료 및 세금 포함 최종 가격: $2,620 (약 380만원)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다 보면 호스트한테 따로 메시지 보내서 할인 요청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번엔 하지 않았어요. 다른 데보다 할인 적용된 금액이 너무 좋았거든요.
사실 이 가격에 이 위치에 컨디션이 이 정도인 집은 없었어요. 더 높은 가격을 주거나, 아니면 다른 조건을 포기해야 가능했기 때문에 바로 예약했어요.
절대적인 가격 때문에 파리 가기 전까지 ‘비싸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실제로 머물고 나니 어땠는지 이어서 얘기해볼게요.
첫날 솔직한 첫인상: “어… 이 집?”
동남아 콘도에 익숙해진 눈에는 걱정스러워 보였던 집
체크인 첫날, 문 열고 들어섰을 때,
솔직히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동남아의 그 깔끔한 콘도 컨디션에 익숙해져 있다가 유럽에 가니 다 낡아 보이더라고요. 바닥도 삐걱삐걱 거리고, 벽지도 오래됐고, 화장실 타일도 1990년대 느낌이었어요.
‘아… 380만원짜리 인데….’



3일 후 “아, 유럽인데 이정도면 괜찮은거네”
지내면서 유럽의 오래된 건물들도 많이 보고 익숙해지니까, 이 정도면 정말 깔끔하고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무엇보다
- 바닥, 화장실, 주방 모두 청결도는 완벽
- 침구도 깔끔
- 세탁기, 네스프레소 커피머신, 오븐, 전자레인지 등등 잘 갖춰진 집기
- 4월 쌀쌀한 날씨에도 라디에이터 틀면 금방 따뜻
- 낡았다고 더러운 건 아니었어요
3일 정도 지나니까 바닥 삐걱거리는 소리도 더 이상 거슬리지 않았고
침실은 작은 편이지만 오히려 오랜시간을 보내는 주방과 거실이 넓은게 답답하지 않아 만족!



그런데 이 숙소의 진짜 좋은점은 컨디션이 아니었어요.
주방 & 세탁기 진짜 집처럼
주방은 실제로 오븐부터 캡슐머신, 전자레인지까지 다 있어서 요리 해먹기도 좋았어요.
외식만 매일 할 수는 없잖아요. 집에서 그냥 간단하게 먹고 싶은 날도 있구요.
- 지나가다 들린 한인마트에서 짜파게티랑 신라면 사서 끓여 먹기도 했고 (진짜 해외에서 먹는 라면 맛, 꿀맛!)
- 집 바로 옆 큰 마트 2개 (모노프리, Franprix)에서 목살 사서 오븐에 구워 먹기도 했어요
- 피자나 파스타 사서 해먹기도 많이 했고요
- 빵만 사다 먹어도 너무 맛있구요.
동남아에서도 간단한 주방은 다 있었는데 활용도는 파리에서 가장 높았던 것 같아요.



세탁기도 있어서 빨래 걱정 제로
한 달 살면서 집에서 빨래 못 하면? 생각만 해도 불편하죠.
은근 에어비앤비에도 세탁기가 없는 곳들이 많아서 그런 경우 코인세탁소를 이용해야해요.
비용 + 시간 소모하게 되는데
숙소에 세탁기 있어서 자주 빨래 돌릴 수 있어서 매우 만족!


마레 지구, 매일이 파리 한복판 🗼
골목 하나만 나가면 ..
마레 지구는 파리에 오면 꼭 들리게 되는 곳이잖아요.
그러다 보니 집에서 도보 거리에
- 쇼핑하기도 너무 좋고
- 카페, 갈 곳도 많고
- 맛있는 빵집도 있었어요.


오히려 집 주변에서 많은게 해결되다보니
많이 돌아다니지 않게 됐다는게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도 있겠네요.
무엇보다 지역 분위기가 위험하다는 느낌 전혀 없이 안전하게 느껴져서 조금 늦은 시간에도 안심하고 다닐 수 있더라구요.
주말마다 지하철역 옆의 바스티유 광장에서 시장이 열리는데, 여기도 걸어서 5분 거리라서 매주 주말마다 가서 맛있는 굴, 와인, 치킨, 소세지 사 먹었는데
파리도 역시 시장물가는 싸요!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구요.



원 없이 다녀본 세느강, 걸어서 5분
집에서 걸어서 조금만 나가면 되니, 진짜 세느강변은 원 없이 다녀본 듯해요.
5분도 안 걸려서 아침 조깅하고 일하다 중간에 가기도 하고 저녁에도 산책을 즐겼는데요.
저녁에 나가면
- 라이브 공연도 하고
- 파리지앵들이 와인 마시고 쉬는 그 분위기에 취해서 진짜 내가 파리에 살고 있다는 느낌에 기분이 마주 좋아지던 시간들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있어요.
강변을 따라서 걸어가면 금방 노르트담 성당이 왼쪽에 보이고 20~30분 정도 산책하다보면 루브르까지도 금방이어서. 몇 번이나 걸어 다녔어요.
걸어가기 힘들 때는 자전거 타고 가도 좋구요.


파리 한달살기 만족도를 가득 채워준 숙소
파리 여행 후기 보면 정말 호불호가 나뉘잖아요.
“파리 너무 좋았어!”
“파리 별로더라… 다시는 안 갈 듯”
저는요? 극호였어요.
파리라는 도시 자체가 좋아서도 있겠지만, 숙소에서 거슬리는 부분 없이 집처럼 마음 편하게 있을 수 있었다는 점도 큰 것 같아요.
만약 제가
매일 지하철을 타고 이동해야 했거나
주방 없어서 매일 외식만 했거나
소음 때문에 밤에 잠 못 잤다면?
분명 파리에 대한 인상이 지금과는 달랐을 거예요.
한달살기는 여행이 아니라 ‘사는 거’에 가깝잖아요.

그래서 내가 지내는 곳이 편해야 그 도시를 제대로 즐길 수 있더라고요.
세느강 나가서 와인 한 잔 마시고 집에 돌아와서 출출할 때는 라면도 끓여 먹고, 다음 날 아침 캡슐머신으로 커피 내려 마시면서 일 시작하는 그 루틴.
그게 가능하게 만들어 준 숙소라서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아요.
파리 한달살기 또는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궁금한 점 있으면 댓글로 편하게 남겨주세요!